(업무일기) 종이 없는 행정을 말하면서, 가장 많은 종이를 쓰는 공공기관

일상다만사 2026.07.09 댓글 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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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키꼬입니다.

    사회복지시설 평가를 준비하면서 가장 아이러니하게 느낀 것은 종이였습니다.

    아동공동생활가정 및 학대피해아동쉼터 평가지표

    정부와 공공기관은 디지털 행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자결재를 확대하고, 종이 없는 사무환경을 조성하며, 불필요한 출력물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에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대통령직속 디지털 플랫폼 정부위원회 "로고"

    그러나 평가를 준비하는 현장은 조금 달랐습니다.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SaaS" 도입한 우리기관

    전자문서로 관리하던 자료를 다시 출력하고, 평가 항목별로 편철하며, 순서를 맞추기 위해 재인쇄를 반복했습니다. 수정 사항이 발생하면 다시 출력하고, 기존 자료는 파쇄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더블에이 용지 광고...

    평가가 가까워질수록 프린터는 쉬지 않고 돌아갔고, 책상 위에는 출력물이 쌓여갔습니다. 평가가 끝난 뒤에는 상당수의 자료가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한 채 보관되거나 폐기되었습니다.

    종이를 많이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그 과정에서 소비된 시간이었습니다.

    정부문서화일 "문화산업"

    자료를 출력하고, 분류하고, 편철하고, 라벨을 부착하고, 순서를 다시 맞추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원래 이용자를 만나고, 서비스를 고민하며, 현장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었어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입구 "한국미디어뉴스"

    사회복지시설 평가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입니다. 그렇다면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그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행정은 전자문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위해 다시 종이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은 디지털 행정을 지향하는 정책과 다소 상반된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양산시복지허브타운 "노컷뉴스"

    평가는 많은 서류를 준비한 기관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이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실제 서비스의 변화와 이용자의 경험, 현장의 실천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평가 본연의 목적에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기관에서 쓰는 복사기들 "캐논"

    사회복지시설 평가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이용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프린터가 작동하는 소리였습니다.

    언젠가는 프린터보다 현장의 이야기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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